경희송 한의원의 AI 활용기 - 재고 관리

2026. 9. 14. 08:50ㆍ새소식

최근 AI의 활용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구로디지털단지 한의원에서 AI를 활용 논문을 탐색하거나,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는 사례를 보여드린 적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AI활용은 독학에 가까운지라,

제가 정말 제대로 활용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한편으로는 보다 확실히 그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영역으로 관심을 넓히고 있는데요,

요새는 한의원의 약재 재고를 관리하는 것에 AI활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1.배경

 

1) 한의원의 재고 관리

 

한의원은 침, 부항, 반창고 등 여러 소모품을 관리해야 하는데요,

이들은 여러 직원이 함께 상황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Notion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재는 원장이 직접 처방, 조제, 탕전하기 때문에,

'공유'는 의미가 없고 원장의 동선과 관리에 편리한지가 중요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에도 엑셀 파일 등으로 정리를 시도했지만 컴퓨터 작업이 필요하므로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수기장부와 원장의 '기억'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고가 부족한 것을 재고가 있다고 착각하거나,

개봉한 한약재가 소진되지 않았는데 새로 개봉하는 등의 실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소량의 약재를 퀵서비스로 배송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한약재 재고 관리를 잘 하면 그야 말로 '경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2) 한약재 재고 관리의 어려움

 

재래 약장에서 '작약'은 작약을 넣으면 되지만, '홍화'나 '목과'는 냉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재래약장에서 홍화나 목과는 '빈칸'이 되는데, 여기에 '당귀'를 넣어 보관합니다. 그런데 당귀도 냉장보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고 관리가 무척 복잡해 지죠.

 

 

구로디지털단지 한의원에서 상시 보유하는 한약재는 약 200여 종이며,

기타 구체적으로 치료중인 환자를 위해 특별히 추가되는 약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약재들은 제약회사에서 제공한 포장용기(유효기한 등 필수 정보 포함)에 담아서 보관됩니다.

 

보관하는 약장은 크게 재래식 약장, 일반 약장, 냉장고 및 냉동고가 있습니다.

재래식 약장은 실제 약의 조제에 가장 편리하지만,

한 칸에 들어갈 수 있는 약의 분량에 제한이 있습니다.

제약회사에서는 한 봉지에 300~500g, 또는 1kg 씩 포장을 하는데,

인삼이나 지각 처럼 무게가 무겁고 부피가 작은 약재는 재래식 약장에 잘 들어가지만,

곽향, 소엽, 세신 등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큰 약재는 재래식 약장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또 예비품도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약장도 많이 활용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냉장이나 냉동이 반드시 필요한 약재들도 있는 가 하면,

비록 규정은 없지만 백지나 방풍 등,

원장이 주관적으로 냉장이 보다 더 적절해 보인다는 이유로 냉장보관하는 약재도 있습니다.

심지어 계절에 따라 겨울에는 재래식 약장에 보관하지만 더워지면 냉장고로 옮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류는 실무적으로 나름의 맥락이 있지만,

엑셀파일로 정리해서 관리하기에는 복잡해집니다.

약재 이름, 유통기한, 위치, 재고량 등을 잘 작성하고 업데이트 해야 하는데,

물론 물류를 전문적으로 다루시는 분들께는 별 거 아닌 요소이지만,

원장이 진료와 조제를 하면서 동시에 다루기에는 꾸준히 하기 어려운 작업이 되고 맙니다.

 

 

2. 데이터베이스 만들기

 

1) 현황 파악

 

엑셀과 달리 AI는 말로 또는 자연어로 쭉 서술을 해도 한번에 처리하면 되고,

매번 원장부를 열어서 검색해서 수정할 필요는 없다는 장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AI를 통한 재고관리에 도전했습니다.

 

먼저 결정하거나 확인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재고관리는 어디에서 할 것인가? 기존의 노션? 아니면 구글시트?

2) 현황 파악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존처럼 사람이 직접? 아니면 이것도 AI활용?

3) 내가 원하는 입출력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여기서 1)과 3)은 제 전문분야가 아닙니다.

예전 같았으면 구글링해서 사례를 모으고 분석했을 텐데,

이번에는 그냥 AI에게 물어 봤습니다.

예전에 '애정남,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처럼 나름 필요하지만 충분히 복구 가능한 결정에 있어서,

AI의 조언은 불필요한 정밀한 노력을 줄여주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같으면 처음 세팅을 잘못하면 수정에 많은 노력이 들지만,

최근 AI는 주어진 엑셀 파일 약 200행 정도 다루는 것에서는 상당히 신뢰할 만 하니까요.

 

문제는 현황파악이었습니다.

약재의 재고를 어떻게 다시 입력하면 좋을까요?

기존의 수기장부를 그대로 입력하기보다 전수조사를 다시 하는 게 좋을 텐데,

과연 어떠한 방법이 좋을까요?

 

 

처음 시도한 방법은 네##의 녹음 및 전사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감초 2029년 8월 12일 1봉지.. 이렇게 제가 말하면 그 대로 입력하는 방법이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약재 명에 대한 인식률이 너무 떨어져서 포기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다##의 녹음 및 전사기능을 시도해 보았는데, 여기는 약 100개의 단어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오류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단삼'과 '당삼' 등 이름이 헷갈릴 만한 약재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챗GPT의 대화모드에서 카메라를 켜는 '고급모드'를 활용해서,

카메라로 약재 포장지를 보여주면서 제가 읽는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챗GPT에게는 사용목적에 대한 프롬프트와 기존 관리 장부를 소스로 제공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간혹 문제가 생겼고, 매번 다시 약장과 대조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현황파악'은 AI에 대한 의존을 포기하고 기존과 같이 수기작업을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이 수기 파악작업은 청소와 정돈, 보관상태 점검 등도 겸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사람이 관여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이번에는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정도로 만족하였습니다.

 

2) 재고 장부 작성

 

내용은 똑같지만 뭔가 더 자세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소위 DB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렇게 수기로 재고 파악이 끝난 다음에는 일사천리였습니다.

제가 챗GPT에게 요구한 것은 매번 원장부를 확인하지 않아도 입출력이 가능하도록 자료를 가공하라는 것이었고,

챗GPT는 그에 맞게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처방전이 나가면,

재래식 약장이외에 어떤 약이 어디에 있는지,

개봉된 약재가 무엇인지,

유통기한 현황은 어떠한지,

어떤 약이 품절에 가까운지 추출해서 보고가 가능해졌습니다.

이것은 어떤 약이 어떤 냉장고에 있는지 확실히 지시해 주고,

특히 2봉지 이상이 개봉되었을 경우 어느 약을 먼저 소모해야 하는지 매번 대조하지 않아도 되게끔 합니다.

 

한약 1제를 조제하는 데 보통 30분 이상 걸리는데요,

이러한 AI가 관리하는 재고 시스템은 조제 시간 자체를 유의미하게 단축시키지는 못합니다.

아무래도 약재를 찾는 시간 보다 실제로 계량하고 선전, 후하, 추말 등의 작업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고관리에 있어서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느껴지며,

특히 이미 한 번 실수로 2봉지를 개봉한 경우는 기억의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AI의 도움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3. 앞으로의 계획

 

다음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은,

'다음 구매해야 할 약재 목록'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기능입니다.

다만 이것은 실제로 약재마다 소모되는 속도가 다르고,

필요한 재고량이 다릅니다.

더욱이 이는 실제로 최근 치료받는 환자들의 질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아직은 원장이 직접 관리하는 편이 좋을 거 같습니다.

다만 주된 처방전을 통해 예상되는 소모량을 계산하고 실제와 매칭하면서 업데이트 해가는 것은 가능할 거 같지만,

지금의 제 수준으로는 아직 그 정도 구현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보류하게 되었습니다.